제목 '생산비 절감' 벼 소식재배기술 이목 집중
작성일 2019-05-16 10:44:32
 
 
'생산비 절감' 벼 소식재배기술 이목 집중
 
김제 백산농협서 열린 연시회에 농민 등 '뜨거운 관심'

농진청, 표준재배법 연구 착수…정립까지 3~4년 소요

"국산 전용 이앙기 개발·성능검증 서둘러 달라" 주문도
 
10일 전북 김제 백산농협에서 열린 '벼 소식재배기술 연시회' 현장을 찾은 농민들이 이앙작업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육묘상자를 기존의 30%가량만 쓰는 벼 소식재배에 농민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농촌진흥청이 주도하는 표준재배법 연구는 올해 막 첫발을 뗀 상황이어서 관련 연구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주문도 함께 나온다.



◆소식재배에 쏠린 눈길=10일 전북 김제 백산농협 벼 재배 실증포장에서 열린 ‘벼 소식재배기술 연시회’ 현장. 농촌진흥청·농협중앙회·백산농협 주최로 열린 이 행사엔 농업계 관계자, 농민 등 300여명이 몰려 뜨거운 관심을 드러냈다. 김경규 농진청장, 김원석 농협경제지주 농업경제대표, 강원구 백산농협 조합장, 박준배 김제시장, 이광록 남해화학 대표 등 관계자와 농민들은 벼 이앙을 지켜보며 소식재배의 장단점을 꼼꼼히 살폈다.

소식재배는 육묘상자 하나에 파종하는 볍씨를 기존 130g 안팎에서 250~290g으로 늘리는 농법이다. 동시에 3.3㎡(1평)당 80포기씩 심던 벼를 37~55포기만 심고, 벼 한포기당 심는 모의 본수도 10여본에서 3~5본으로 줄인다. 이렇게 하면 필요한 육묘상자수가 관행농법의 3분의 1로 줄어든다. 농진청 분석 결과 소식재배를 할 경우 생산비가 관행보다 10a(300평)당 6만4500원 줄었다. 2017년 백산농협이 시범적으로 소식재배를 도입한 이후 올해는 익산, 전남 강진, 경북 경주 등으로 확산 중이다.

 
10일 김원석 농협경제지주 농업경제대표(앞줄 왼쪽 첫번째부터), 박준배 김제시장, 김경규 농촌진흥청장(〃 〃 네번째부터), 강원구 백산농협 조합장이 소식재배용 이앙기를 살펴보고 있다.
 
◆이앙기 개발·검증 속도 내야=농진청은 이날 연시회를 시작으로 벼 소식재배 표준재배법 연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4곳의 지역농협과 8개 도농업기술원을 통해서다. 구체적으로 올해까지 벼 품종과 3.3㎡(1평)당 재식밀도에 따른 수확량을 조사하고, 2020~2022년 파종·이앙 시기와 시비법에 따른 수확량을 분석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연시회 현장에서는 농진청이 소식재배 연구에 더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소식재배 전용 국산 이앙기 개발과 성능 검증을 서둘러달라는 요구가 많았다.

현재 소식재배를 위해선 전용 이앙기가 필요하다. 모를 육묘상자에서 3~5본씩 정확히 떼어내고, 모를 심었을 때 쓰러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현재 대부분 농가가 일본 얀마사가 개발한 이앙기를 쓰고 있다.

국내 업체 중에선 국제종합기계가 지난해 전용 이앙기를 개발해 일본 제품보다 1000만원가량 낮은 가격에 내놨다. 하지만 아직 농진청 등 농업기관을 통해 충분한 성능 검증을 거치지 못했다. 올해 처음으로 농진청이 4개 지역(전북 김제·익산·전주, 전남 강진)의 농협을 통해 국산 전용 이앙기의 성능을 분석하는 연구를 하지만, 지역이나 예산이 제한적이다.

연시회 현장을 찾은 한 농민은 “국산 전용 이앙기는 결주율(옮겨 심은 뒤 죽는 비율)이 다소 높고 모가 곧게 서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다”면서 “이앙은 한번 잘못하면 한해 농사를 망치기 때문에 성능 검증이 돼야 국산 전용 이앙기를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광호 한국농수산대학교 교수도 “농진청 주도로 일반 지역, 모래 성분이 많은 지역, 간척지 등에서 이앙기 성능 실험을 충분히 해 기술 안정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원구 조합장은 “당연히 국산 전용 이앙기를 쓰고 싶지만 아직은 일본 제품보다 뜸모 발생 빈도나 결주율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농진청 계획대로라면 소식재배기술이 정립되기까지 3~4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며 “농가 일손부족은 그보다 훨씬 시급한 문제인 만큼 전용 이앙기를 비롯한 관련 연구에 속도를 높여달라”고 당부했다.

김제=김해대 기자 hda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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