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역대 최악의 가뭄…세계 밀 가격 급등 조짐
작성일 2018-08-16 09:57:04
 
 
역대 최악의 가뭄…세계 밀 가격 급등 조짐
 
미국·EU 등 주요 밀 생산국, 폭염·가뭄에 생산량 감소 예상

가격 요동칠 조짐 보여 가뭄 지속 땐 국내도 안심 못해

세계 밀 재고량 충분 추이 지켜보자는 의견도
 
독일 남부지역을 지나는 다뉴브강이 강바닥을 드러낸 채 갈라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8월 들어 유럽의 스위스 육군은 ‘훈련’이 아닌 ‘물대기’와 씨름 중이다. 역대 최악의 가뭄이 계속되면서 알프스산맥 인근에서 방목 중인 소에게 먹일 물이 부족해서다. 육군은 신속하게 물을 대려고 최신 헬리콥터 기종인 ‘슈퍼 푸마’를 동원했을 정도다. 알프스지역에서 방목 중인 소는 약 4만마리로, 소 한마리가 하루에 마시는 물만 150ℓ에 달한다. 스위스 정부는 이번 가뭄을 1921년 이후 ‘최악 수준’으로 규정하고, 무이자 대출 등의 농가 지원책을 내놨다.



◆세계 곳곳 폭염 ‘신기록’=7월 한달간 유례없는 폭염과 가뭄이 세계 곳곳을 덮치면서 전세계 농작물 생산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특히 독일·미국·호주 등의 주요 밀 산지에 폭염·가뭄이 극심해지면서 세계 밀가격이 요동칠 조짐을 보인다.

스위스와 인접한 독일은 7월 평균 기온이 1881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8일 농민단체인 독일농장연합(DRV)은 “폭염·가뭄 피해 탓에 2018년 독일의 곡물 수확량이 2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밀 생산이 지난해보다 19.9% 줄고, 옥수수 수확량 역시 49.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상황이 심각하기는 러시아와 북해 주변 국가들인 영국·노르웨이 등도 마찬가지. <로이터통신>은 “이 지역에선 폭염과 강한 비가 번갈아 계속돼 농산물 품질이 뚝 떨어졌다”면서 “올해 러시아 밀 생산량이 전년보다 18%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유럽 폭염의 원인으로 ‘제트기류 변화’와 ‘바닷물 온도 상승’을 꼽는다. 영국 브리스틀대학 연구진은 현지 언론에서 “서쪽에서 동쪽으로 부는 바람인 ‘제트기류’가 올해 유독 잠잠해 따뜻한 공기가 멀리 퍼지지 않고 한곳에 오래 머물러 있다”면서 “북대서양의 물 온도가 평년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는 것도 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폭염·가뭄은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미 캘리포니아주에서 7월말부터 열흘 넘게 지속된 ‘맨도시노’ 산불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7일 기준으로 서울시 면적의 두배에 달하는 산지(1173㎢)가 불에 탔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미국 내 20% 지역이 가뭄 단계 중에서도 ‘심각’한 상태로 나타났다.

현재 절기상 겨울인 호주에선 가뭄이 말썽이다. ‘50년 만에 최저 강수량’으로 밀·사료작물 생산이 급감하면서 정부가 농민들에게 1억9000만호주달러(약 1577억원) 지원에 나섰다.



◆밀가격 들썩=이같은 폭염·가뭄 여파로 밀 생산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세계 밀 주요 생산지역인 미국·러시아·호주·우크라이나·유럽연합(EU)이 하나같이 비슷한 상황이다.

EU는 2018년 7월~2019년 6월 밀 생산량이 1억4500만t으로 2017년 7월~2018년 6월 대비 658만t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호주 정부도 같은 기간 밀 생산량 전망치를 연초보다 8% 낮춰 잡았다.

실제로 미국 시카고선물거래소에서 7월 평균 187달러(1t 기준)에 거래된 밀은 8월7일 209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3년 만에 최고치다.

다만 지난해 세계 밀 재고량이 충분하기 때문에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를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8월 해외곡물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가뭄 전에 밀을 수확해 큰 피해가 적었고, 세계 밀 재고량도 2억t으로 아직은 충분한 수준이다. 강경수 농경연 위촉연구원은 “6월에 미·중간 무역 갈등으로 국제 밀가격이 낮아 국내 업체들은 미리 사뒀을 것”이라며 “만약 가뭄이 지속된다면 장기적으로 국내 밀가격도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농민신문>김해대 기자 hda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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