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농업의 공익적 가치 높이려면 농민도 환경보전 노력해야"
작성일 2018-04-09 09:38:21
 
 
"농업의 공익적 가치 높이려면 농민도 환경보전 노력해야"
 
GS&J 인스티튜트 'EU 농업환경정책…' 분석

EU, 1990년대부터 정책 시행 농민은 환경기준 준수 의무

농약·비료 사용 줄이고 생물다양성 유지에 힘써야

정당한 보상 '직불금' 지급

한국도 다양한 논의 필요 우리 농업·농촌에 적합한 환경보전정책 검토해야
 
EU 회원국 농민들은 농업환경정책에 따라 비료와 농약의 사용을 최소화하는 등 농업가치를 보호하며 영농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독일 알고이 지역의 농촌마을 전경.
 

‘국가는 식량의 안정적 공급과 생태 보전 등 농어업의 공익적 기능을 바탕으로 농어촌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농어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지원 등 필요한 계획을 시행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3월26일 발의한 개헌안에 담긴 ‘농업의 공익적 기능’ 조문이다. 농업계의 염원대로 대통령 개헌안에 농업가치가 반영된 것이다. 이에 농업의 가치를 높이려면 어떤 정책이 필요할지 논의가 활발해지는 모양새다.

농업분야 민간연구기관인 GS&J 인스티튜트는 최근 ‘유럽연합(EU) 농업환경정책은 어떻게 발전하여 왔는가’란 보고서를 통해 “EU는 환경보전과 농가소득 안정이라는 두가지 목표를 달성하고자 농업환경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여기에는 농민이 생산과정에서 지켜야 하는 법적인 환경기준이 있다”고 밝혔다. 국가에 농업을 보호·육성할 의무가 있다면, 농민에게는 어떤 의무가 있을까? EU의 농업환경정책을 들여다본다.  



◆EU 정책은=EU는 1990년대부터 농업정책의 하나로 ‘농업환경정책’을 펼치고 있다. 농업환경정책은 농업활동이 농촌지역의 경관·문화·역사 등을 아우르는 환경보전에 이바지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다.

이에 따라 농민은 상호준수의무 규정에서 정한 환경기준을 지켜야 할 의무를 부여받는다.

농업가치를 생산하는 주체로서 생물다양성 유지를 위해 힘쓰고, 수질개선을 위해 비료·농약·제초제 사용을 최소화하고, 토양환경보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는 ▲비료·방제제 사용 축소 ▲토지의 조방적 이용 ▲가축 사육마릿수 축소 ▲농지의 장기휴경 등 환경을 위한 토지 이용 ▲여가활동과 공공의 이익을 위한 토지 관리 등이 상호준수의무 규정에 속한다. 농민이 이런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직불금을 덜 받게 된다.

EU는 2000년 공동농업정책(CAP) 개혁을 통해 농업환경정책을 모든 회원국이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하는 정책으로 만들어 위상을 높였다. 2003년 농업의 환경보호 기능을 강화하는 영농방법을 기준으로 직불금 지급규정을 도입하는 등 상호준수의무 조건을 한층 강화했다.  



◆시사점은=과거에는 EU 회원국 농민도 생산성 증대를 위해 화학비료나 농약을 집중적으로 사용했다. 이에 따라 농업 생산량은 늘어났지만, 생태계 파괴와 농촌경관 훼손이라는 부정적 결과를 낳았다.

이제는 식량 생산을 조금 줄이더라도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농업의 역할을 전환해야 한다는 공감대에서 EU의 농업환경정책이 탄생했다.

전문가들은 농업환경정책이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높이는 가운데 농민의 소득을 안정시키는 정책이라고 강조한다. 미래세대에 농업가치를 전수하는 의무를 다하는 농민에게 직불금이라는 정당한 보상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EU의 농업환경정책을 그대로 우리나라에 도입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한다. EU가 긴 시간에 걸쳐 시행착오를 겪으며 농업환경정책을 펼쳐온 만큼 우리도 여러 각도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태연 단국대 환경자원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와 선진국의 농촌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식해 우리 농업·농촌에 적합한 농업환경정책을 어떻게 시행하는 게 바람직한지 다양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우리 농촌환경에 적합한 방식, 그리고 우리 농민들이 수행할 수 있는 사업을 중심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민신문>함규원 기자 on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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