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국산 농축산물 충성도 더 떨어져…'농업가치'는 높게 평가
작성일 2018-02-23 09:46:04
 
 
국산 농축산물 충성도 더 떨어져…'농업가치'는 높게 평가
 
[뉴스&깊이보기] 농경연 자료로 본 농업·농촌 10년<하>도시민의 의식 변화

외국산 싸도 국산 구입 의향 시장 개방 여파로 계속 축소

농업·농촌 미래 역할도 변화 식량보다 환경보전에 방점

'공익적 기능' 공감대 2015년엔 70% 넘어 세금 추가 부담엔 주저

"농업가치 대국민 홍보 필요"
 
@이미지투데이
 

‘농산물시장 개방에 반대하는 농민들을 이해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던 2006년, 도시민의 74.5%는 이렇게 응답했다. 상당수의 도시민들이 농업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농산물시장을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후 강산도 바뀐다는 10년이 흘렀다. 농업·농촌에 대한 도시민의 생각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농민신문>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농촌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 10년 치 자료를 토대로 농민의 생각과 삶을 분석(본지 2월19일자 3면 보도)한 데 이어 이번에는 도시민의 의식 변화를 짚어봤다.



◆국산 농축산물에 대한 충성도는 하락=2006년 조사를 보면 도시민 10명 중 7명 이상이 농민의 농산물시장 개방 반대를 ‘이해한다’고 답했다. ‘집단 이기주의와 다를 바 없다(14.5%)’ ‘일부 농업지도자의 정치적 행위다(10.9%)’ 같은 부정적 견해는 소수였다.

또 국내 농업을 위해 수입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 도시민도 60.7%에 달했다. 농업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농업계와 비농업계간에 큰 시각차가 있다는 일부의 견해도 있었으나, 우리 농업 보호에 상당수 국민이 공감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옳고 그름의 문제와 ‘실리’는 다른 차원이었다.

 
 
도시민은 우리 농업과 농산물시장을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이런 의식이 우리 농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2006년 조사에서 앞으로 농산물시장 개방이 확대되면 어떤 기준으로 농산물을 구입할지 묻자 ‘외국산이 싸도 국산을 구입하겠다’는 도시민은 36%에 불과했다. 농산물시장을 바라보는 도시민의 실리적인 판단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10여년이 지난 현재, 이런 경향은 더욱 짙어졌다. 농산물시장의 빗장은 더 열렸고, 국산 농축산물에 대한 충성도는 더욱 낮아졌다. 도시민의 국산 농축산물 충성도는 2013년 30.4%에서 2014년에는 29.5%로 하락했다. 2015년에는 21%까지 뚝 떨어졌다. 수입 농축산물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소비자들의 거부감도 눈에 띄게 적어진 것이다. 시장 개방의 파고 속에 흔들리는 신토불이 정신을 보여주는 지표다.



◆농업·농촌의 역할은 ‘먹거리 공급’에서 ‘환경보전’으로 변화=농업과 농촌에 기대하는 역할도 눈에 띄게 변했다. 2006년에는 미래 농업·농촌의 중요 역할로 도시민의 36.1%가 ‘안전한 식품의 안정적 공급’을 꼽았다. 농업의 기본적인 역할인 ‘먹거리 공급’에 방점을 둔 것이다.
 
 
이어 ‘국토의 균형발전(22.8%)’ ‘자연환경 보전(13.7%)’ ‘전통문화 계승(11.4%)’ 순이었다. ‘관광 및 휴식의 장소(8%)’와 ‘전원생활의 공간(7.8%)’은 한자릿수에 그쳤다.

그러나 10년 뒤 이같은 순위는 뒤바뀌었다. 2010년대 이후 ‘힐링’이 사회적 트렌트로 떠오르면서 관광 자원과 쉼터로서의 농업·농촌에 대한 도시민의 수요가 높아졌다.

2016년 조사에서는 ‘자연환경 보전(21.7%)’이 미래에 가장 중요해질 농업·농촌의 역할로 나타났다. ‘관광 및 휴식의 장소(17%)’가 2위를 차지했고, ‘안전한 식품의 안정적 공급(16.5%)’은 3위에 그쳤다. ‘국토의 균형발전’ ‘전통문화 계승’ ‘전원생활의 공간’은 각각 14.8%로 고르게 나타났다.



◆농업·농촌 가치평가는 꾸준히 상승=도시민은 대체로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에 대해 ‘가치가 많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를 위해 추가로 세금을 부담하는 데 ‘찬성한다’는 도시민의 비율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 농업가치는 높게 평가하면서도 세금 부담에는 전폭적인 동의를 주저한 것이다.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에 대한 공감대는 50~60%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하다 2015년 70.5%, 2017년엔 70%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도시민 10명 중 7명이 농업가치에 공감을 표시한 셈이다.

그렇지만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을 유지하고 보존하기 위해 세금을 추가로 부담하겠다는 도시민은 2015년 59.5%, 2017년 53.8%로 이보다 낮게 나타났다. 10년 내내 줄곧 60% 이하를 맴도는 수준이다.
 
 
김동원 농경연 연구위원은 “농업·농촌의 중요성과 가치 인식은 비교적 높게 유지되고 있으나, 세금 추가 부담 의향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나 농업에 대한 지지가 실질적인 지원으로 연결되지는 않는 상황”이라며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대국민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타=이밖에 귀농·귀촌 의향 변화 추이도 눈에 띈다. 2007년 조사에서 도시민에게 은퇴 후 귀농·귀촌할 생각이 있는지 묻자 63.7%가 ‘있다’고 답했다.

귀농·귀촌 의향은 2010년까지 하락세를 기록하다 2011년 63.7%로 깜짝 반등했다가 다시 떨어지고 있다. 2015년 47%, 2016년 41.3%, 2017년 44.1%에 그쳤다. 또 2017년 조사를 보면 귀농·귀촌 의향자에게 구체적인 시기를 묻자 57.9%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귀농·귀촌 의향이 실행으로 이어지도록 돕는 세밀한 정책 설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농촌복지와 관련된 예산을 늘리는 데 찬성한다’는 도시민도 줄었다. 2006년 75.4%에서 10년간 등락을 반복하며 점점 감소해 2016년 59.3%, 2017년 51.3%를 기록했다.

이제는 도시민 절반 정도만이 농촌복지 예산 증대에 찬성하는 셈이다. 농업예산을 늘리려면 납세자인 도시민의 동의와 지지가 필수적인 만큼 도시민의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농민신문>함규원 기자 one@nongmin.com
목록보기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