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식약처의 은밀한 업무이관 추진…'파문' 확산
작성일 2018-01-19 09:28:54
 
 
식약처의 은밀한 업무이관 추진…'파문' 확산
 
본지, 관련 보고서 단독 입수

생산단계 안전성 조사 농약 허가·원산지 단속 GAP 인증제 업무까지 망라

'식품안전 업무 식약처 전담' 논리 깔려…농업 위축 우려 농업계 "농식품부로 일원화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농축산물의 안전관리 업무를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대거 회수·흡수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이관 대상에는 생산단계의 안전성 조사는 물론 농약·동물의약품·사료 허가, 원산지 단속,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제 업무까지 망라돼 있다. 먹거리 안전을 명분으로 농축산물 생산영역에 깊숙이 관여하겠다는 의도다.

19대 대통령선거에서 ○○○ 후보 캠프에 참여했던 정치권 관계자는 15일 “대선을 앞둔 2017년 3월 식약처가 ‘대선공약 수립에 참조하라’며 혁신과제 15개를 담은 식품안전 보고서를 캠프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식약처가 보고서를 우리 (캠프) 말고 다른 캠프에도 전달한 것으로 안다”며 “(당시에는) 당내 경선이 한창이라 큰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대선 이후 보고서 내용이 차근차근 현실화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본지가 단독 입수한 ‘식의약 안전분야 혁신과제’라는 35쪽 분량의 보고서에는 식품과 의약품의 안전관리 방안이 담겨 있다. 작성 기관이나 작성자가 나와 있지 않지만, 식약처가 작성했음을 바로 알 수 있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큰 틀은 ‘빈틈없는 안전보장 체계 완성’이지만, 밑바탕에는 식품안전 업무를 식약처가 전담해야 한다는 논리가 깔렸다.

식약처는 보고서에서 농축산물의 안전관리 패러다임을 ‘진흥’에서 ‘안전’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안전관리 업무를 농식품부·해양수산부 같은 산업진흥 부처에서 분리할 것을 주장했다. 생산단계의 안전관리 업무를 흡수하겠다는 의미다.

식약처 계획대로라면 농식품부와 소속기관, 농촌진흥청의 업무영역은 대폭 축소된다. 농진청의 농약, 농림축산검역본부의 동물의약품 업무와 조직이 식약처로 넘어갈 수 있다. 안전성 조사와 인증제 관리, 원산지 단속을 담당하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아예 식약처 소속 기관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농식품부로선 조직 일부는 물론 사료관리법 등 관련 법령도 식약처에 넘겨줘야 한다.

농업계는 생산단계에서 규제 중심의 식약처 입김이 강해지면 농축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가령 집유 업무가 식약처 소관으로 바뀌면 원유가격이나 쿼터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낙농가들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며 “업무영역 조정은 부처 이기주의를 떠나 농가, 나아가 농업계의 발전 차원에서 심사숙고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조만간 공론화될 정부조직 개편 논의에서 식품안전 소관 부처를 농식품부로 일원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민수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정책조정실장은 “식품안전은 원재료가 나오는 사육·재배 단계부터 생산부처가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농식품부 외청으로 식품안전청(가칭) 설치를 정부와 정치권에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농민신문>김상영 기자 supply@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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