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폭설·한파 잇따라…시설하우스·축사 철저히 관리를
작성일 2018-01-15 09:22:05
 
 
폭설·한파 잇따라…시설하우스·축사 철저히 관리를
 
영농시설 무너지고 농산물 수송 일부 차질

결빙되는 도로 많아 농촌지역 버스노선 결행도

젖소 착유량 감소 시설작물, 난방비 부담 늘고 병충해 발생 가능성도 커져

추위 약한 과수 언피해도 주의
 
전북 장수에 내린 24.5㎝ 폭설로 축산농가의 양돈퇴비사가 무너졌다. 이 바람에 고액분리기와 분뇨차량이 파손돼 1500만원가량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최근 잇따른 폭설·한파로 비닐하우스와 축사가 무너지고 낙농가의 착유량이 감소하는 등 농촌지역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충남과 호남 서해안에는 8~11일 나흘간 20~40㎝의 많은 눈이 내렸다. 제주에도 11~12일 폭설이 쏟아져 항공편이 무더기로 결항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전국적으로 강추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12일에는 영하 25℃를 기록한 강원 산간지역을 비롯해 전국 대부분 지역이 올겨울 들어 가장 낮은 기온을 보였다. 대설·한파 경보가 연이어 내려지는 가운데 농가들의 추가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폭설로 인삼 해가림막 등 붕괴=폭설에 따른 농축산 시설 피해는 전북지역에 집중됐다. 양돈농가 박종철씨(51·전북 장수군 산서면)는 10일 24.5㎝ 폭설로 양돈퇴비사 192㎡(58평)가 무너지는 피해를 봤다. 이 바람에 고액분리기와 분뇨차량이 파손돼 1500만원가량의 재산상 손해가 발생했다. 비닐하우스 구조로 된 이 퇴비사는 전날부터 지붕에 쌓인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이날 인근 지역에 사는 강헌우씨(57·계남면)의 벼육묘용 비닐하우스 1동도 붕괴됐다.

인삼 해가림막도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졌다. 눈 피해를 본 이원선씨(74·전북 완주군 화산면)는 “눈이 많이 내리지 않은 9일 밤에 생각지도 않게 해가림막이 무너져내렸다”며 허탈해했다.

11일 대설특보가 발효됐던 제주지역에서는 농산물 수송에 일부 차질이 빚어졌다. 고일학 서귀포 남원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장장은 “육지 택배사정 악화로 TV홈쇼핑을 통해 주문받은 감귤 2㎏들이 3개 상자묶음 200세트가 취소되는 등 택배 배송물량을 중심으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는 피해를 보지 않았지만 앞으로가 문제라는 농가도 적지 않다. 4958㎡(1500평) 규모의 비닐하우스에서 토마토를 재배하는 나상득씨(35·전남 무안군 삼향면)는 “2014년 이후 3~4년 만에 하우스 지붕에 20~30㎝의 눈이 쌓이는 폭설이 내렸다”면서 “이번에는 무사히 넘어갔지만 계속 이처럼 눈이 내린다면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고 걱정했다. 

 
권오정 전북농협 농촌지원단장(오른쪽)이 손해사정인과 함께 해가림막이 무너진 완주 화산면의 인삼밭 피해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김윤석 기자 trueys@nongmin.com
 
◆착유 불량 등 한파 피해도 상당=한파로 인한 피해 역시 만만치 않다. 김혁수 수원화성오산축협 팀장은 “낙농가의 경우 강추위로 당장 착유에 차질을 빚고 있고, 양계농가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에 이어 난방에도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우 100마리를 사육하는 김주수씨(52·경기 화성시 향남읍)도 “요즘은 송아지 보온하랴, 급수관 동파 막으랴 몸이 두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라며 피로감을 호소했다.

추위로 결빙되는 도로가 늘어나면서 농민들의 발이 묶이는 경우도 많았다. 최근 충남 도내 1549개의 시내·농어촌 버스노선 가운데 부여 12개 노선, 서천 10개 노선, 태안 20개 노선 등 모두 108개 노선의 일부 구간에서 결행사태가 일어나 해당 지역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문제는 지금과 같은 강추위가 오래 이어질 경우 더 많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복숭아 등 추위에 약한 나무는 언피해를 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복숭아 재배농가인 송태호씨(42·충북 보은군 삼승면)는 “아직은 우려할 수준이 아니지만 지금과 같은 매서운 한파가 일주일 이상 지속되면 어린나무와 내한성이 약한 품종에 냉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설원예 농가들은 추운 날씨로 난방비가 더 들어가지만 작물의 생산량은 오히려 줄어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경남 창녕에서 오이맛고추와 오이를 재배하는 김한수씨(58·남지읍)는 “기온이 떨어져 기름을 더 때야 하지만 농산물가격이 생산비 이하라 인건비도 못 건지는 상황”이라며 “난방비 부담 때문에 가온을 충분히 하지 못하다보니 작물도 제대로 크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예년보다 낮은 겨울철 평균기온 탓에 이미 충남 일부지역에서는 시설작물에 생육부진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최근 내린 폭설로 습도마저 높아진 만큼 잿빛곰팡이병 등의 병충해 발생 가능성이 커져 농가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는 게 관계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채의석 농촌진흥청 재해대응과 지도관은 “폭설과 한파로 인한 1차 피해는 물론 2차 피해에도 대비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시설하우스와 축사 온습도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농민신문>수원·화성=유건연, 보은=류호천, 홍성=김광동, 무안=이문수, 전주=김윤석, 창녕=노현숙, 서귀포=김소영, 김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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