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쌀 수급안정, 해법을 찾자] 늦어도 연말까지 새 목표가격 결정…물가인상률 반영 기대감
작성일 2018-01-10 09:30:22
 
 
[쌀 수급안정, 해법을 찾자] 늦어도 연말까지 새 목표가격 결정…물가인상률 반영 기대감
 
[2018 신년기획] 쌀 수급안정, 해법을 찾자 <상> 목표가격 설정 어떻게

기존방식 계산 땐 18만7600원 2013~2017년산과 비슷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소비자물가지수 반영하면 19만6000원대…적용 가능

가격 오르면 부작용도 생겨

생산량 증가·쌀값 하락 우려 매년 예산 3000억 더 필요해 다양한 안전장치 마련해야
 
 

무술년 새해, 농업계 앞에는 수많은 난제가 도사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힘겨운 과제는 ‘쌀 목표가격 설정’이다. 2018~2022년산 쌀에 적용할 목표가격을 늦어도 연말까지 결정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쌀농가의 실질소득 보전 차원에서 새 목표가격을 설정할 때 물가인상률을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때문에 일선 농민들의 기대치도 매우 높은 상황이다. 그렇지만 무턱대고 목표가격을 인상했다가는 쌀 공급과잉을 피할 수 없다는 게 학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 연말까지 새 목표가격 결정해야=현행 쌀 직불제는 정부수매제가 폐지된 2005년 농가소득 안정 차원에서 도입됐다. 사전에 정한 목표가격과 실제 가격 차이의 85%를 정부가 고정형과 변동형 직불금으로 메워주는 방식이다. 목표가격이 높으면 높을수록 농가에 유리한 구조다.

2005년 제도 설계 당시 설정한 목표가격 17만83원(이하 80㎏ 기준)은 2012년산까지 8년간 적용됐고, 2013년산부터 5년째 18만8000원이 시행되고 있다. 쌀 직불제를 다룬 ‘농업소득의 보전에 관한 법률’은 목표가격을 5년 단위로 바꾸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늦어도 연말까지 국회의 동의를 받아 2018~2022년산에 적용할 새 목표가격을 결정해야 한다.

법률과 시행령에 규정된 목표가격 산정 방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기존 목표가격 18만8000원에 최근 5년(2013~2017년산)과 그전 5년(2008~2012년산)의 쌀값 변동률을 대입해 산출한다. 쌀값 흐름에 맞게 목표가격을 조정하라는 의미다. 다만 5년 가격은 최고·최저치를 제외한 3년 평균치를 사용한다. 이 방식으로 산출한 새 목표가격은 약 18만7600원으로 지금 가격과 거의 비슷하다. 1월 산지 쌀값이 크게 오르면 18만8000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



◆ 문 대통령 공약은 19만6000원 수준=2005년 현행 쌀 직불제가 출범할 당시 정부는 쌀값 변동률에 맞춰 목표가격을 3년 주기로 바꾸기로 했다. 이로 인해 2008년산부터는 기존의 17만83원보다 8818원 낮은 새로운 목표가격(16만1265원)이 적용돼야 했다. 2004~2006년 평균 쌀값이 2001~2003년보다 훨씬 낮게 형성된 탓이다. 실제 정부는 이러한 기준에 맞춰 목표가격을 인하하는 변경동의요청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그렇지만 정치권과 농민단체는 쌀 직불제의 목표가 실질적인 농가소득 안정에 있는 만큼 결코 낮춰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해 17만83원을 5년 더 적용하기로 했다.

5년 뒤인 2013년에도 정부는 법률에 맞춰 17만4083원의 새 목표가격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당시 야당인 민주당은 농민단체 요구 수준(23만원)과 정부안을 절충한 18만8000원을 주장해 관철했다. 당시 민주당에서 정부·여당과 목표가격 협상에 나선 이가 바로 김영록 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다.

올해 설정할 새 목표가격은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힌 상태다. 문 대통령이 물가상승률을 목표가격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2017년 7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물가지수에 따른 목표가격으로 ▲19만6121원(소비자물가지수 반영) ▲17만3408원(생산자물가지수 〃) ▲18만1440원(농가판매가격지수 〃) ▲19만3670원(농가구입가격지수 〃)을 예시했다. 이 가운데 소비자물가지수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문 대통령의 농정공약 수립에 참여한 신정훈 청와대 농어업비서관은 대선 직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목표가격을 19만6000원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며 소비자물가지수에 무게를 뒀다. 목표가격에 물가인상률을 반영하려면 법률을 손질해야 한다.
 
 
◆ 과제는=목표가격 인상은 쌀농가에게는 분명 반가운 일이다. 그렇지만 아무런 대비책 없이 인상했다가는 쌀 생산량 증가, 쌀값 하락, 재정 압박 같은 여러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농경연은 목표가격이 7000원 오르면 벼 재배면적이 1만6000㏊ 늘고, 쌀값은 2961원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따라서 목표가격 인상이 생산량 증가로 이어지지 않도록 다양한 안전장치를 사전에 마련해야 한다. 논에 타작물 재배를 유도하는 쌀 생산조정제 연장, 밭 직불금 인상이 여기에 속한다. 올해 도입될 쌀 생산조정제는 2년 한시사업이다. 또 밭농사의 단위면적당 노동력 투입시간은 논농사보다 10배가량 많지만, 2018년 기준 밭 고정직불금(1㏊당 50만원)은 쌀 고정직불금(100만원)의 절반에 불과하다.

재정 상황도 무시할 수 없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목표가격을 1000원 올릴 때마다 쌀 직불금 총액은 373억원씩 늘어난다. 목표가격을 18만8000원에서 19만6000원으로 8000원 올리면 매년 약 3000억원의 재정을 더 투입해야 한다.

게다가 논 75만㏊를 기준으로 목표가격과 수확기 산지 쌀값이 5만원 이상 벌어지면 쌀 변동직불금 지급 규모가 농업보조총액(AMS) 한도 1조4900억원을 넘어서게 된다. 목표가격이 19만6000원이라면 산지 쌀값의 실질적 마지노선이 14만6000원이란 얘기다. 최근 10년(2008~2017년) 중 이 가격 아래로 떨어진 해는 모두 4번이다.

따라서 산지 쌀값을 목표가격과 근접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게 정부나 농가 입장에서 최선의 방법이다. 농식품부는 올 상반기 중으로 새 목표가격을 확정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농민신문>김상영 기자 supply@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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