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올 '논 타작물 재배면적' 포함 여부 못 정해…대상품목도 고심
작성일 2017-11-20 09:13:03
 
 
올 '논 타작물 재배면적' 포함 여부 못 정해…대상품목도 고심
 
쌀 생산조정제 기본계획 확정 지연…무엇이 문제인가

올해 참여농가는

정부 제외 방침에 불만 목소리 '벼 재배로의 회귀' 가능성 커

5만㏊ 감축 위해 전향적 검토

대상 품목·지원금은

배추 등 수급문제 우려 배제 인삼도 재고물량 많아

작목 선택 자율성 부여하고 지역 특화작목 전환 유도를 지원단가 인상…논의 중
 

쌀 생산조정제는 사전적 생산감축을 통해 구조적인 쌀 생산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2018~2019년 시행될 예정이다. 항구적인 수급안정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일부 비판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이 제도를 시행하는 이유는 쌀 과잉생산 기조라는 ‘발등의 불’부터 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그런 만큼 철저한 준비를 거쳐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기본계획 마련 등 준비작업은 더디기만 하다.



◆ 올해 참여농가 어떻게 하나=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는 2017년부터 쌀 생산조정제를 도입하려 했지만 재정당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그 대안으로 나온 것이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한 논 타작물 재배 확대다. 즉 논 타작물 재배에 따른 벼와 타작물과의 소득차를 중앙정부 재정으로 지원하지 않고 지자체 자율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지자체들은 올해 농가에 1㏊당 300만원(강원도 조사료는 400만원)의 지원금을 주거나 농자재 등을 지급하는 간접지원 방식으로 벼 재배면적을 감축했다. 이렇게 해서 줄어든 게 1만8000㏊가량 된다.

이 면적을 내년도 생산조정제 대상으로 포함시킬지 결정하지 못한 게 생산조정제 시행계획 확정이 늦어지는 가장 큰 이유다. 정부는 그동안 이 면적은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었다. 내년 생산조정제 대상인 5만㏊는 올해 감축된 벼 재배면적에 더해 ‘추가로’ 줄이는 부분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래야 쌀 생산을 줄이겠다는 생산조정제의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런 방침이 알려지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정부시책에 협조했던 농가만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당초 구상대로라면 내년에 똑같이 논에 타작물을 재배해도 이미 올해부터 재배한 농가는 지원금을 받을 수 없게 된다. 특히 전북지역 농가들의 불만이 크다. 전북지역은 올해 논 타작물 재배에 따른 어떠한 지원금도 없었는데 내년에도 마찬가지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농가를 내년도 생산조정제에서 배제할 경우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벼 재배로의 회귀’다. 실제로 2011년 논 소득기반다양화사업(생산조정제)을 도입했을 때 충북지역 논콩농가들은 ‘논에 새로 콩을 재배하는 농가에만 보조금을 지원한다’는 규정 때문에 벼로 돌아섰다가 이듬해 다시 콩을 재배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같은 반대의 목소리가 커지자 정부는 입장을 다소 바꿔 이 문제에 대해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정책에 협조한 농가에 대해 인센티브는 주지 못할 망정 신뢰를 저버릴 수는 없다는 판단에서다. 현실적인 고민도 있다. 이들 농가를 배제하고서는 생산조정제 목표면적인 5만㏊를 다 채우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 대상 품목 및 지원단가 등도 미정=생산조정제 대상 품목·농지를 아직 확정하지 못한 것도 생산조정제 시행계획이 지연되는 이유다. 물론 윤곽은 나와 있다. 수급문제 우려가 큰 품목은 원칙적으로 제외한다는 게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배추·무·고추·양파·대파 등이 그것이다. 과거 특정품목 쏠림현상 악순환 재발을 원천봉쇄하겠다는 의도다. 포도·블루베리 등 자유무역협정(FTA) 폐업지원제 대상 품목도 마찬가지다. 인삼도 수출 및 내수 부진으로 재고물량이 많아 대상 품목에서 배제될 것으로 전망된다.

풋거름(녹비)작물을 대상 작목에 포함할지도 검토되고 있다. 수급불안 우려가 원천적으로 없기 때문이다. 다만 풋거름작물은 판매소득이 없기 때문에 대상 작목에 포함된다 해도 주로 친환경농가가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는 수급문제와 국내 곡물·조사료 자급률 향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콩 1만5000㏊, 조사료 1만5000㏊, 그외 2만㏊로 생산조정제 대상 면적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역별 권장 품목 등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김종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곡물실장은 “지역마다 전통적인 산지, 신흥 육성 작물 등이 있으므로 작목 선택에 원칙적으로 자율성을 부여하고, 다양한 지역 특화작목으로 전환을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생산조정제 대상 지역에 대해서도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몇가지 원칙은 있다. 들녘별로 집단화된 곳, 논 면적이 많은 곳, 대규모로 생산조정제 신청이 들어오는 곳, 타작물 판로확보가 용이한 곳, 농업진흥지역 등이 우선대상이다. 한계농지 등이 참여하면 사업효과가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2011~2013년 실시했던 생산조정제의 경우 사업에 참여한 우량농지가 22%에 불과해 쌀 감산효과가 제한적이었다는 비판이 나온 바 있다.

또한 생산조정제 대상 농지를 2017년산 쌀에 대한 변동직불금을 받을 논으로 한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다만 이럴 경우 올해 지자체 중심의 논 타작물 생산농가는 참여가 불가능해진다.

예외적인 사항도 검토하고 있다. 올봄에 가뭄으로 모내기를 하지 못한 논이 그것이다. 농식품부는 이들 논의 경우 내년에도 물부족 우려가 크기 때문에 아예 생산조정제에 참여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가들의 관심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는 지원단가도 여전히 논의 중이다. 현재 1㏊당 평균 340만원이고, 작물별로 차등화한다는 방안 정도만 정해졌을 뿐이다. 최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지원금을 전액 국고로 하고, 지원단가도 1㏊당 평균 400만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내년도 예산안에 포함시켰다. 

<농민신문>서륜 기자 seolyoo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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