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감축목표 모두 채워야 '효과'…쌀값 상승 고려해 지원금 올려야
작성일 2017-10-30 09:11:58
 
 
감축목표 모두 채워야 '효과'…쌀값 상승 고려해 지원금 올려야
 
쌀 생산조정제 내년 시행…추진 방향과 과제

고착화된 쌀 과잉생산 구조 논에 타작물 재배 늘려 해소 선제적 생산 감축 '큰 의미'

내년 감축목표 5만㏊ 쌀값 오르면 달성 '불투명' 작물·지역별 차등 지원 시급

2019년 끝나…한시적 대책 "쌀 수급안정·쌀값 회복돼도 후속대책 필요" 목소리도
 
 

문재인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인 쌀 생산조정제(논 타작물 전환 지원사업)가 2018~2019년 시행된다. 쌀 소비는 급격히 줄고 있지만 생산량은 그보다 감소폭이 적어 발생하는 구조적인 과잉생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이에 대응해 그동안에는 주로 시장격리와 같은 사후적인 대책이 추진됐다면 생산조정제는 사전적 생산감축 대책이라고 할 수 있다. 구조적 과잉 공급량에 해당하는 재배면적을 즉각 감축함으로써 쌀값을 회복시키는 게 생산조정제의 궁극적인 목표다.



◆ 생산조정제 어떻게 시행되나=2018년에 벼 대신 옥수수·콩 등 타작물을 심는 생산조정제 대상면적은 5만㏊(2019년은 10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향후 10년간 연평균 24만t의 쌀이 초과공급될 것으로 보고 있다. 논 1만㏊에서 쌀 5만t이 생산되므로 수급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감축면적이 최소 5만㏊는 돼야 한다는 게 농식품부의 계산이다.

이러한 대상면적은 2003~2005년과 2011~2013년 두차례 실시됐던 생산조정제 때보다 많다. 2003~2005년은 2만7500㏊, 2011~2012년은 4만㏊, 2013년은 1만3800㏊였다. 그만큼 현재 쌀 수급문제가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다만 생산조정제 실제 시행면적은 2003~2005년은 연평균 2만4800㏊, 2011~2013년은 1만7400㏊다.

논에 벼 대신 타작물을 심었을 때 쌀과의 소득 차이를 보전하는 지원금은 1㏊당 평균 340만원이다. 농식품부는 375만원으로 계획했지만 재정당국이 칼을 댔다. 다만 과거 생산조정제 지원금(1㏊당 300만원)보다는 많다. 예전에는 지원금이 전액 국고였지만, 이번에는 지방비가 20% 포함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농업진흥지역과 비진흥지역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점도 과거(2011~2013년)와 다르다. 또한 논에 재배될 타작물 가운데 절반가량을 조사료로 한다는 점과 휴경은 허용하지 않는 것도 이전(2003~2005년)과 차별된다.

농식품부는 생산조정제 시행을 위한 연구용역을 최근 마무리했다. 이어 11월 첫째주까지 생산조정제 기본계획을 확정하고, 11월 중에 세부 시행계획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일부 언론 보도와 지방자치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생산조정제 대상면적은 전남이 1만698㏊로 가장 많고 충남 8879㏊, 전북 7841㏊, 경북 6595㏊, 경기 5199㏊, 경남 4498㏊, 충북 2323㏊, 강원 1968㏊ 순이다. 대상품목은 기장(전남 신안)·수수(〃 영암·장흥)·콩(전북 김제)과 같이 지역별 주력 작목 위주로 권장품목을 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급률이 높고 수급불균형이 자주 발생하는 채소류와 자유무역협정(FTA) 폐업 지원 대상 품목은 지원대상에서 빠질 것으로 보인다.



◆ 성공 위한 과제 산적=생산조정제를 성공적으로 시행하기 위한 과제는 한둘이 아니다. 우선 5만㏊를 모두 채우는 게 최대 관건이다. 최근 쌀값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내년에 쌀 목표가격 인상 논의가 본격화하면 벼농가 사이에서 ‘그래도 쌀만 한 게 없다’는 인식이 퍼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5만㏊를 채우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례가 있다. 2011~2013년 당시 쌀값과 생산조정제 시행면적이 궤를 같이했다. 첫해인 2011년에는 쌀값 하락 등으로 감축 계획면적인 4만㏊를 거의 채웠지만(3만7000㏊), 2012년에는 전년도 재배면적 감소에 따른 쌀값 상승으로 7500㏊에 그쳤다. 계획(4만㏊) 대비 18.7%에 불과한 면적이다. 2013년도 마찬가지였다. 2012년에 3개의 태풍이 연속적으로 벼에 피해를 주면서 쌀 생산량이 감소하고 쌀값이 상승하자 시행면적은 7800㏊(계획 1만3800㏊)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5만㏊를 모두 채우기 위해서는 향후 쌀값 상승분까지 감안한 지원금 상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벼 재배 소득은 1㏊당 804만7000원(2016년)이고, 사료작물(옥수수)은 473만9000원(2011~2015년 평균)으로 벼보다 330만8000원 낮다. 향후 쌀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한다면 1㏊당 340만원의 지원금으로 벼농가를 충분히 유인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더구나 2015년 기준으로 옥수수 재배는 10a(300평)당 노동시간이 49.3시간으로 벼(10.8시간)보다 5배 가까이 많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농식품부는 이런 점을 감안해 쌀과 소득격차가 큰 사료작물에 1㏊당 400만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원 대상 작물, 지역별 지원금 차등 여부 등도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올해 지자체를 중심으로 시행된 논 타작물 재배에 참여한 농가들을 내년도 생산조정제에 자동적으로 참여시킬지 여부도 풀어야 할 과제다. 참여시키면 사업의 효과가 떨어지고, 참여시키지 않으면 정부 시책에 협조했던 농가들이 오히려 피해를 보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생산조정제 이후 대책도 마련해야=생산조정제는 발등의 불을 끄기 위한 ‘임시방편’이지 항구적 대책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특히 내년에 본격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는 쌀 목표가격 인상과 생산조정제는 양립할 수 없는 정책이라는 지적이 많다. 목표가격 인상은 결과적으로 쌀 생산을 장려하는 정책인데, 생산조정제는 쌀 생산을 제한해 모순이 생기기 때문이다.

또한 생산조정제가 시행되면 쌀값 상승에 따른 재배면적 감소폭 축소, 쌀 품종과 생산기술 발전, 소비량 감소 등으로 생산조정제 대상면적이 계속 늘어나 재정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본의 경우 1971년 생산조정제 대상면적이 약 55만㏊였으나 2003년에는 106만㏊로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런 부작용으로 일본은 2018년 정부 주도의 생산조정제를 폐지할 예정이다. 대만도 1984년 생산조정제 도입 첫해에는 휴경과 전작을 포함한 면적이 전체 벼 재배면적의 10% 수준이었으나 2006년에는 50.2%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생산조정제를 통해 단기적으로 쌀 수급안정과 쌀값 회복을 달성하면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지속가능한 후속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정환 GS&J 인스티튜트 이사장은 “생산조정제는 급박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긴급피난 대책’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되며, 2020년에 이 제도를 계획대로 중단할 수 있는 출구전략을 지금부터 확실하게 준비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민신문>서륜 기자 seolyoo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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