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거대한 FTA' 몰려온다…한국농업, 또 '격랑 속으로'
작성일 2017-10-27 09:11:20
 
 
'거대한 FTA' 몰려온다…한국농업, 또 '격랑 속으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알셉)' 타결 임박…전망은

아시아·태평양 16개국 참여 24일 송도에서 20차 협상 개시 체결 땐 세계 인구 절반 '영향권'

RCEP 국가와 교역 비중 수출 49.2% ·수입 49% 달해 정부, 협상 타결에 큰 기대

국내 농업분야 피해 불가피 FTA 체결한 14개 회원국

농축산물 추가개방 요구 전망 채소·인삼·벌꿀 등 타격 우려
 
그래픽=박현정
 

아시아와 태평양 연안 16개국의 시장을 한데 묶는 거대 자유무역협정(메가 FTA) 출범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협정이 발효되면 미국·캐나다·멕시코가 참여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은 물론 28개국이 가입한 유럽연합(EU)을 뛰어넘는 세계 최대의 자유무역지대가 탄생하게 된다.



◆ 5년 전 출범…협상 타결 임박=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알셉)의 20차 공식협상이 24일 인천 송도에서 시작됐다. RCEP에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10개국, 그리고 아세안과 개별적으로 FTA를 체결한 한국·중국·일본·호주·인도·뉴질랜드 등 6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2012년 11월 협상 개시 선언 이후 5년에 걸쳐 19차례의 공식 협상이 열렸다.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침몰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현재 진행되는 유일한 메가 FTA 협상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일본·호주·뉴질랜드 등 TPP 회원국 7개국은 RCEP에도 참여 중이다.

이번 협상은 올해 열리는 마지막 공식협상이다. 타결이 임박하면서 각국 대표단 800여명이 우리나라를 찾았다. 한국에서도 100여명의 대표단이 나섰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24일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RCEP이 성공적으로 조속히 타결되도록 하기 위해 높은 수준을 지향해야 한다”며 “국가별 특성을 감안한 실용적 타결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인천 협상이 RCEP의 실질적 타결을 위한 분기점이 되도록 각국 대표단이 최선을 다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협상은 11월 필리핀에서 연이어 개최될 ‘RCEP 정상회의’와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전 마지막 협상이기도 하다. 그만큼 참여국들은 이번에 상당한 수준의 진전을 이뤄내겠다는 자세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 협상의 3대 분야인 상품·서비스·투자 양허(개방)수준 개선과 시장개방 범위·기준에 대한 핵심쟁점 타결을 모색할 예정이다.

16개 참여국은 이미 다양한 양자 FTA를 체결하고 있는 만큼 FTA별로 다른 관세 인하·철폐수준과 품목, 원산지 규정을 어떻게 조화롭게 담느냐가 이번 협상의 관건이다. 이를 위해 참여국들은 16개국 모두에 적용되는 공통 양허방식(개방안)을 채택하면서 국가별 다양성을 반영할 수 있는 절충안을 모색 중이다. 이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연내 협상타결 선언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 타결되면=RCEP 회원국의 인구와 경제력은 전세계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16개국의 인구를 모두 합하면 35억명으로 전세계의 절반에 이른다. 2016년 기준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2%, 교역액의 29%를 차지한다.

우리 무역에서 RCEP 회원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기준 수출이 49.2%, 수입은 49%에 달한다. 더욱이 미국을 중심으로 국제적인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하면서 상대적으로 RCEP 회원국의 비중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올 8월까지 RCEP 회원국 대상의 수출은 25.4% 늘었다. 그만큼 우리 정부의 기대도 크다. 정부는 RCEP이 발효되면 10년간 실질 GDP가 1.21~1.76% 상승하고 소비자 후생이 113억5100만∼194억5600만달러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렇지만 농업분야 피해는 불가피하다. 우리나라는 일본을 제외한 RCEP 14개 회원국과 FTA를 체결했다. RCEP 발효는 14개 회원국과 맺은 개별 FTA를 한단계 업그레이드(개선)하는 것은 물론 한ㆍ일 FTA를 체결한다는 의미가 있다. 게다가 중국은 물론 호주ㆍ뉴질랜드는 농축산물 수출 강국이고, 아세안도 나름의 주력 수출 농산물을 갖고 있다. 전체 GDP에서 농업 GDP 비중이 우리보다 적은 나라는 브루나이ㆍ싱가포르ㆍ일본 정도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RCEP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국내산 농축산물로 율무ㆍ감자ㆍ고구마ㆍ콩ㆍ녹두ㆍ팥(이상 곡물류)ㆍ배추ㆍ당근ㆍ수박ㆍ양파ㆍ마늘ㆍ고추ㆍ생강(이상 과채ㆍ채소류)ㆍ녹차ㆍ인삼ㆍ꿀ㆍ밤ㆍ잣ㆍ대추(이상 기타작물류)·벌꿀(축산물)을 꼽았다.

농경연 관계자는 “분석에서 빠진 사과·배·복숭아·감·감귤류는 현재 검역으로 수입을 제한하고 있지만, RCEP이 검역에 영향을 주게 되면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농민신문>김상영 기자 supply@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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