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수확기 쌀 대책, 재정당국이 '제동'
작성일 2017-09-07 09:29:42
 
 
수확기 쌀 대책, 재정당국이 '제동'
 
기재부, 작황조사 후 발표 고집

시기 놓치면 상황 어려워져 시장격리 서둘러 발표해야
 
사진 출처=픽사베이
 

쌀 수확기 수급안정 대책 발표가 계속 늦어지면서 탄력이 붙었던 쌀값 회복 추세가 둔화되는 등 쌀값 안정에 빨간불이 켜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당초 예년보다 한 달 이상 이른 8월 중에 올해산 쌀 수확기 수급안정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양정당국 스스로 최근 쌀값이 차츰 회복 추세에 있지만 쌀시장 안정이나 농가소득 보장에 충분한 수준이 아닌 만큼 쌀값 상승 추세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올해 쌀 수확기 대책 방향을 조기에 확정·발표하겠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농업계 안팎에서는 8월30일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농식품부 업무보고(핵심정책토의)나 그 이후에 수확기 대책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업무보고에서 “쌀 수급안정과 쌀값 회복을 위해 신곡 수요 초과량 이상(+a·플러스알파)을 시장에서 격리하는 방안 등 수확기 대책을 관계부처와 협의해 9월에 발표하겠다”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격리물량 등 알맹이는 제시하지 않았다.

농식품부가 5일 전남 보성군 웅치면 강산리에서 진행한 농민 간담회에서도 수확기 대책은 역시 나오지 않았다. 당초 농식품부는 1일 출입기자들에게 배포한 주간보도계획을 통해 이날 간담회가 ‘수확기 쌀 수급안정 대책(안) 설명 및 농업인 현장 간담회’라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4일 수정 배포한 주간보도계획에서는 ‘수확기 쌀 수급안정 대책(안) 설명’을 쏙 빼고 ‘쌀 등 작황점검 및 농업인 간담회 개최’로 바꿨다.

농식품부가 이처럼 쌀 수확기 대책 발표를 계속 미루는 이유는 돈줄을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의 반대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는 수확기 대책 발표를 빨리 할 필요가 없으며 9·15 작황조사가 나온 이후에 해도 충분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예년의 경우 수확기 대책은 10월 초순(2016년에는 10월6일)에 나왔다.

하지만 쌀값이 20년 전 수준으로 급락해 사상 최대의 변동직불금이 지급된 올해 수확기 상황을 예년과 동일시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문 대통령도 농식품부 업무보고에서 ‘20년 전 수준으로 후퇴한 쌀값’이라는 언급을 통해 쌀값 회복이 핵심 농정현안임을 시사한 바 있다. 따라서 선제적이면서도 확실한 수확기 대책을 마련해 쌀 시장에 조기에 내놓음으로써 쌀값 회복 속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재정당국 눈치만 보다가 쌀값 회복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한 9·15 작황조사의 결과는 어차피 10월 중순에 나오기 때문에 작황조사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통계청이 올해 벼 재배면적(75만4785㏊)을 이미 발표했고, 농촌진흥청도 올해 단수 예상치(10a당 529㎏)를 내놨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올해 과잉 예상물량과 격리물량을 정하면 된다는 얘기다.

양곡업계 한 관계자는 “수확기 대책의 핵심이 시장격리인데, 얼마만큼의 물량을 할지가 정해지지 않으면 산지에서 혼선이 있을 수밖에 없고 쌀값 상승이 어려운 상황으로 갈 수도 있다”며 “정부가 조기에 수확기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밝혔다.

<농민신문>서륜 기자 seolyoo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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