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나무 밑에는 한쪽이 썩은 사과가 어지럽게 나뒹굴고 있었다. 사과나무에서도 껍질에 까만 점이 선명하거나 썩은 채 매달린 열매가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안동·영주 등 경북지역 사과 주산지의 최근 모습이다. 잦은 비와 고온다습한 기후가 지속되면서 사과 탄저병이 확산된 결과다.
안동의 사과농가 권혁용씨(58·정하동)는 “중생종 <홍로>에 탄저병피해가 심한데 만생종인 <후지>에서도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고 토로했다.
현장에서 만난 권순협 안동농협 조합장은 “사과농가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부현 영주시 부석면 상석1리 이장은 “영주지역에서는 탄저병으로 수확을 앞둔 <홍로>의 생산량이 60% 가까이 줄어든 곳이 꽤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탄저병피해가 확산되자 경북도농업기술원은 최근 ‘병충해 발생경보’까지 발표했다. 도농기원은 영주·문경·안동 등 경북 북부지역의 탄저병 피해면적을 10~15%로 추정하고 있다. 경북지역에서는 1~20일 사이에 비가 내린 날이 14일에 달한다. 김용택 도농기원 주무관은 “올해 기후조건이 사과 탄저병피해율이 35%에 달했던 2010년과 상당히 유사하다”며 “예방 위주의 방제를 주기적으로 실시하면서 병든 과일이 발견되면 즉시 제거해달라”고 당부했다.
<농민신문>안동·영주=남우균 기자 wknam@nongm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