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추석 대목 기대했는데…일년 사과농사 어쩌나"
작성일 2017-09-27 09:31:53
내용
 
 
"추석 대목 기대했는데…일년 사과농사 어쩌나"
 
경북 우박피해 농가 '허탈'

중·만생종 사과피해 심각 표면 곳곳에 흠집…판매 어려워 돌풍으로 나무 쓰러지기도

채소류 잎에 구멍…줄기도 꺾여 마땅한 대책 없어 걱정
 
경북 안동시 임하면에서 사과농사를 짓는 권영혁씨(오른쪽)와 복성규 동안동농협 상임이사가 우박 맞은 사과를 걱정스럽게 살펴보고 있다.
 
 

우박이 쓸고간 자리는 처참했다. 21일현재까지도 경북 북부지역 농작물 곳곳엔 우박의 상흔이 뚜렷하게 남아 있었다.

경북지역 농작물 피해면적은 안동 600㏊, 문경 471㏊, 예천 73㏊, 청송 15㏊ 등 1159㏊(잠정집계)로 광범위했다. 이는 이번 전국 우박 피해면적 1385㏊(20일 정부 기준)의 80%가 넘는 것이다.

특히 수확을 앞둔 사과에 우박피해가 집중됐다. 경북지역 사과 피해면적은 960㏊로 전체 농작물피해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추석 대목을 기대했던 사과 재배농민들은 어쩔 줄 모르며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

안동에서 만난 사과 재배농민들은 “1년 공들인 사과농사를 망치는 데 20분밖에 안 걸렸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임하면 일대는 만생종인 <후지>뿐만 아니라 추석 대목에 출하할 중생종의 피해도 심했다. 농민 권영혁씨(58·여·오대1리)는 “수확 하루 전에 우박이 내려 농사를 완전히 망쳤다”며 “추석 선물용으로 2000만원 상당의 택배주문을 받았는데, 계약금을 돌려주며 양해를 구해야 할 처지”라고 허탈해했다.

같은 지역의 농민 김동식씨(67)도 “지름 1~2㎝의 우박으로 사과 표면에 흠집이 많이 생겨 정상과 판매가 불가능한 상태”라면서 “소득 급감이 불가피하다”고 하소연했다.

복성규 동안동농협 상임이사는 “그동안 이 지역에 우박피해가 거의 없었다보니 사과 재배농민들의 재해보험 가입률이 70%로 낮아진 상황이라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채소류에서도 잎에 구멍이 나거나 찢어지는 등 우박피해가 목격됐다. 농민 김성한씨(67)는 “배추잎에 구멍이 나고, 고구마줄기가 부러졌다”고 말했다.

문경지역도 사과피해가 대부분이고, 오미자 등에서도 일부 피해가 발생했다.

김종호 문경농협 조합장은 “추석 대목을 겨냥한 고품질 사과가 많이 피해를 봤고, 만생종인 <후지>도 피해가 심하다”며 “대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마땅한 방안을 못 찾고 있다”고 말했다.

예천지역은 피해면적이 상대적으로 적음에도 피해강도가 만만치 않다. 우박과 함께 돌풍이 동반되면서 사과나무가 쓰러지고 어린가지가 찢어졌다.

농민들은 정부의 정밀조사가 마무리되면 우박 피해면적이 더 늘어날 것이라며 정부 차원의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경북도는 피해면적 정밀조사 후 도비와 시·군비를 합쳐 1㏊당 100만원의 특별영농비를 피해농민들에게 지급하고, 20㎏당 1만원에 우박피해 사과를 수매한다는 방침이다.

<농민신문>안동·문경·예천=남우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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